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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여기 Here, Right Now
문득
선물 아닌 것이 어디 있을까
하는 마음에,
눈 쌓인 산길을 걷는다.
말라버린 잎 몇 개 달고있는 겨울 나무들
햇볕이 다가서며
흰 눈 위에 그려내는 초록 잎들, 여름 햇살,
머물렀던 바람까지.
나무와 함께 살아나는 나의 風景들.
참 많이 좋아했었지
참 오래 좋아했구나
한 그루 나무가 그저 좋은 숲이 되고
숲과 나눈 내 마음이 길이 되어 지나갈 때
나뭇잎을 흔들던 바람
그랬구나
내가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도
너는 내게
바람을 보내 주었다.
가만히 있던 한여름 상수리나무가
갑자기 잎을 흔들며 시원한 소리를 낼 때
나는
네가 내게 말을 건네는 줄 몰랐다.
눈 쌓인 산길에
홀로 서 있을 때
찬란한 그림자로 피어나던 햇빛이
네가 내게 곁을 내주는 건지도 몰랐다.
고맙다.
오랫동안 기다려줘서
오늘은 햇살이
참 맑기도 하다.

지금 여기_바람 얇은천에 염료 41x32cm 8개의 연작 20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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